부부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절차, 바로 혼인신고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을 올린 뒤 혼인신고를 하지만 중국에서는 혼인신고 후 적당한 날을 잡아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가 많기에 혼인신고가 결혼의 첫걸음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 혼인신고 때문에 요즘 중국에서는 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민원일까요? 바로 2월 2일 일요일에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민원 기관인 민정국(民政局)을 특별히 열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2020년 2월 2일을 붙여 쓰면 '20200202'인데요. 중국의 커플들은 이렇게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날짜를 길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시나 웨이보에는 이 민원에 대한 해시태그도 지금까지 3억 1천만 건 이상 등장했다고 하네요.
또한 '2020'이라는 숫자의 중국어 발음(알링알링)은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아이니아이니)'와 유사해 이 날짜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중국의 커플들은 혼인신고 하는 날짜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하는데요. 음력 7월 7일인 중국의 전통 명절, 칠석절이 되면 혼인신고를 하기 위한 커플들로 해당 민원 사무소가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네요. 칠석적은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라고도 불리는 날입니다.
또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8이 세 번 들어가는 날이자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인 2008년 8월 8일에도 사람들이 몰렸으며, 숫자 9와 '오래되다'를 뜻하는 한자 '구(久)'가 세 번 들어간 2009년 9월 9일에도 밤새 줄을 설 만큼 많은 커플들이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2013년 1월 4일은 '1314'라는 숫자가 '평생, 죽을 때까지'라는 의미의 중국어 발음과 비슷해 많은 커플들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할 정도이니 중국인들의 숫자 사랑은 정말 대단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