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례허식이 없는 스몰 웨딩을 하는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수의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해 진심 어린 축하를 받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얼마 전 실제로 이런 스몰 웨딩에 참석한 한 네티즌의 후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 네티즌은 '거지 같다'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스몰 웨딩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결혼식이었을까요?
A씨는 자영업을 하고 있어 주말에도 일을 하기에 보통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돈만 부친다고 하는데요. B씨는 간곡하게 같이 아는 몇 친구들은 초대하지 않았고, A씨만은 꼭 와달라고 부탁했기에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식은 주말 저녁 펜션에서 했습니다. 다행히 그날 대신 일할 사람을 구했고, 펜션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없는 곳이기에 차량도 렌트했다고 합니다. 나름 축의금도 두둑이 챙기고, 옷도 신경 쓰고, 스몰 웨딩이라 사람도 많지 않을 텐데 친구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미용실도 들렀다고 합니다.
펜션에 들어간 A씨는 1차로 당황했다고 합니다. 휑한 공간에 5만 원도 안 들인 것 같은 장식이 허접하게 놓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신랑 신부는 행복한 모습이었기에 당황스러움을 누르고 축의금을 전달한 후 앉으러 갔는데요. 하객 석도 없었다고 하네요. 하객들이 눈치를 보며 의자를 하나 둘 가져와서 앉았다고 합니다. 총 하객은 20명 정도였습니다. 식이 시작되었고, 준비 안 된 사회자가 주례자가 버벅거렸고, 누가 봐도 아마추어인 사진사가 부산스럽게 다니며 핸드폰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행히 식은 짧았다고 합니다.
식을 마친 후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A씨는 여기서 한 번 더 당황했습니다. 신랑 신부와 측근들은 비닐봉지에서 주섬주섬 꺼낸 일회용 종이 접시, 일회용 컵, 일회용 식기에 비닐 개별 포장된 샌드위치를 꺼냈다고 합니다. 또한 많아봤자 10인분 정도의 샐러드에 오렌지, 딸기, 포도 등의 과일과 마트에서 파는 봉지 과자를 내놓았다고 하네요. 와인과 치즈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와인은 두 병, 치즈는 얼마나 오래 꺼내놨는지 다 말라버렸다고 합니다. 음식을 담다 보니 와인은 이미 없어졌고, 맥주 찾는 하객도 있었는데 그런 건 아예 없었다고 합니다.
A씨는 표정 관리가 안 되었지만 남의 결혼식을 망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꾹 참고 대충 먹고 있었는데요. 이때 B씨는 막무가내로 A씨를 끌고 다니며 하객들에게 A씨를 소개했다고 합니다. B씨는 A씨를 가방끈이 길고, 수익이 괜찮은 사업을 하는데 골드 미스라며, 공부는 많이 했는데 연애는 못한다고 누가 좀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A씨는 마치 이 멀고 허접한 곳에 한껏 꾸미고 남자 소개나 받으러 온 사람 마냥 취급당하는 것이 불쾌했기에 '나 만나는 사람 있어, 몰랐니?'라고 말하며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A씨가 나오는 길에 B씨는 와줘서 고맙다며 봉투를 하나 쥐여줬다고 합니다. A씨는 답례품으로 돈이나 상품권을 넣은 건가 하고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차에 타서 열어보니 와서 축해줘서 고맙다는 손 편지였다고 합니다.
A씨는 축하해주러 간 자라에서 흠이나 잡는 자신이 속물인지 혼란스러웠고, 돌아오는 길에도 기분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 자신이 이용당한 것 같다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저도 스몰 웨딩 가봤는데 김밥이랑 떡볶이 먹었어요' '언제부터 스몰웨딩이 거지웨딩이 됐지?' '내 돈 쓰는 건 싫고 축의금은 받고 싶다는건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