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우한 폐렴'이라고 불렀던 코로나19 의 시작이었죠. 해가 바뀌고 1월 23일 새벽 우한시는 봉쇄되었습니다. 누구도 우한에 들어가거나 우한에서 나올 수 없었습니다. 항공편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기차는 우한의 주요 역에 서지 않았습니다. 우한에서 다른 도시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검문소가 들어서 혹시라도 몰래 우한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있는지 감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서 우한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의료진들이었습니다. 우한 내에서 환자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의료시스템이 마비되었기 때문이죠. 중국 각지에서 약 1만 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의 대응을 위해 우한에 파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기저귀를 차고, 보호복을 벗을 새도 없이 각종 상처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돌보는데 여념이 없는데요. 이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이들의 소소한 유머가 사람들을 웃음 짓게 하고 있습니다.
우한의 간호사들은 한번 입고 폐기 처분해야 하는 보호복, 그리고 빈 종이에 글씨를 쓰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 하고 싶은 일들을 쓰며 위안을 얻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중 한 간호사의 문구가 동료 의료진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정부에서는 남자 친구를 배정해 주길 기대합니다."
30세의 간호사 티엔팡팡은 고글을 끼고 방호복을 입은 채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종이에 써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네요. 그리고 이 사진은 SNS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티엔팡팡은 자신의 사진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전 국민이 자신이 남자친구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팡팡은 이후 한 독립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인터뷰어가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자신의 키가 169cm로 꽤 큰 편이기에 키가 큰 남자가 좋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답하며 간호사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또한 의사라고 하는데요. 2003년 사스(SARS) 발병 당시 최전방에서 환자들을 돌보았고, 딸이 우한에 자원해서 가는 것을 지지해 주었다고 합니다.
한편 그녀의 유머가 화제가 된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폭소를 유발했는데요. '국가는 팡팡에게 남자친구를 배정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지원자들이 팡팡의 앞에 줄을 설 것입니다.' '저는 172cm인데 안될까요?' '175cm, 32세, IT 업계 종사, 후베이성 출신' 등 자신을 소개하는 댓글부터 그녀의 앞날을 응원하는 댓글까지 줄이었습니다.
재난의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우한의 간호사 티엔팡팡의 모습에 한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어 빨리 남자친구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