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처음으로 만나는 소개팅 자리. 이 자리는 사실 매우 조심스러운데요. 이에 소개팅 장소나, 의상 등에 매우 신경이 쓰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황당한 소개팅을 한 한 여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소개팅 에피소드가 있었을지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여성 사연자 A씨가 신입생 때의 일이었습니다. A씨는 문득 과 선배에게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요. 오다가다 얼굴은 봤지만 한 번도 말을 해보지 않은 네 살 연상의 과 선배가 A씨에게 관심이 있어 밥을 한 번 먹고 싶다는 것이었죠. 이 선배는 솔직히 키도 작고, 크게 A씨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좋을 수도 있고, 친한 선배의 소개이기도 했기에 연애를 하고 싶었던 A씨는 소개팅을 수락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만나자마자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래도 A씨는 소개팅이라고 예쁘게 차려입고 하이힐까지 신었는데, 선배는 다리털이 수북이 보이는 남색 체육복 반바지에 초등학생도 안 입을 법한 쨍한 청록색 후드 집업을 뒤집어쓰고 나타는 것이었죠. 솔직히 같이 다니기도 민망할 정도의 모습이었지만 같은 과 선배이니 밥이나 한번 먹고 말자는 마음으로 빨리 식당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한 20분을 대학 식당가를 뱅뱅 돌면서 '뭐 먹지, 뭐 먹지'라고 말하면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A씨는 힐을 신어서 발이 아프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는데요. 이에 그냥 주위에 식당 아무 데나 말하면서 들어가자고 해도 저건 어제 먹었고, 이건 안 좋아하고 등 변명을 하며 들어가지를 않았습니다. 참고로 이 식당들은 그리 비싼 곳도 아니었습니다. 대학가였기에 거의 1만 원 이하였고, A씨가 말한 곳은 7~8천 원 하는 파스타, 덮밥, 돈가스 정도였죠.
그러다 선배는 갑자기 생각났다는 것 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집이 있는데 가겠냐고 물었습니다. 지친 A씨는 일단 아무 데나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A씨는 선배와 한솥도시락에 가게 되었죠. A씨는 자포자기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많고 많은 메뉴 중에 고르려는데 선배는 들어가자마자 치킨마요를 골랐습니다. 그러면서 A씨에게는 뭘 먹을 거냐고 물었는데요. 더 비싼 것을 시키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참치마요를 시켰습니다.
선배는 식사를 하며 A씨가 예쁘다며 입에 발린 말을 했는데요. 이에 A씨는 그냥 '네네'라며 대답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음식 얘기가 나왔는데요. 아까 A씨가 가자고 했던 가게들을 언급하며 '너 되게 비싼 거 먹고 다니는구나?'라며 마치 A씨가 사치라도 부리고 다니는 사람인냥 말했죠. A씨는 그 뒤로는 대답도 잘 안 하고 먹는둥 마는 둥 하고 바로 가려고 했지만 얻어먹기만 했다는 소리 들을까 봐 주위 스타벅스에 가서 밥보다 더 비싼 커피를 샀습니다. 이후 선배는 동전 노래방에 가자고 했고, A씨는 바쁘다며 도망치듯 나왔죠.
A씨는 자신이 원해서 밥을 먹자는 것도 아니었고, A씨가 좋다고 만나자는 것도 아니었는데 왜 소개팅 자리에서 한솥도시락을 먹게 된 것이었을지 참 의아했습니다. 이후로 A씨는 지속적으로 선배에게 연락을 받았지만 빙빙 돌려서 연락을 피하고, 늦게 했더니 거기서 연락을 끊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