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를 만난 지 3일 만에 텐트에서 동거하기로 결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난 지 3일만에 동거를 결심한 한 여성의 사연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영국 출신의 여성 레이첼 혼(Rachel Horne, 26)입니다. 레이첼의 이야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레이첼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치매 요양 센터에서 근무하며 치매 환자들을 만나왔습니다. 물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은 좋았지만 그녀가 마주하기 힘든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자신이 가깝게 지내던 환자들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녀는 누군가가 세상을 떠날 때 너무 절망적인 마음이었다고 하는데요.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을 보니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에 레이첼은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여행지는 바로 스페인이었죠. 그리고 이곳에서 평생의 동반자 플로리안(Florian Roquais, 26)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플로리안은 6년 동안 텐트에 살며 히치하이킹으로 유럽을 돌아다니던 여행자였습니다. 이들은 만난지 얼마 안되어 사랑에 빠지게 되었죠. 레이첼은 매일 자유롭고 행복한 플로리안을 보며 삶에 대한 그의 접근법에 매료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매일 강에서 샤워를 했고, 새로운 모험을 위해 눈을 반짝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3일 만난 남자와 함께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을 떠나는 것은 레이첼에게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2주 후에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굴욕적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레이첼은 원하는 것이 있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직관을 믿으려 노력하며 플로리안이 살고 있는 텐트에서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레이첼♥플로리안 커플은 스코틀랜드에서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플로리안은 레이첼의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왔고, 일은 잘 풀렸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작년 텐트 생활에서 벗어나기로 마음먹고 캠핑카를 구매해 개조를 시작했죠. 플로리안은 평생 모은 돈 9천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200만원 정도를 들여 오래된 밴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직접 DIY로 개조했죠. 다행히 플로리안은 DIY에 능통한 사람이었고, 학교에서는 전기 기술자로 훈련을 받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하네요.

그는 단열하는 것으로 개조를 시작해 가스와 싱크대가 있는 부엌을 만들었고, 이후 에어 히터를 설치하고, 수납장을 만들었으며, 낡은 침대 프레임으로 접이식 더블 침대를 만들었습니다. 전기는 태양열로 작동하며 작은 변기와 태양열 샤워기도 있다고 하네요. 물은 한번에 40리터만 저장되지만 이 커플은 40리터로도 충분히 일주일은 쓸 수 있다고 하네요. 이들은 캠핑카보다 야외에서 물을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캠핑카에는 일을 할 수 있는 책상도 구비되어 있으며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강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정수 필터도 구비해두었습니다. 이모든 작업을 완료하는데는 6개월이 걸렸고, 대부분은 DIY로 작업을 했기에 밴을 개조하는데 든 비용은 4,0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540만원 정도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후 유럽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브렉시트와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이들은 언제까지 함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것이죠. 이 커플은 1년 중 3개월은 함께 있고, 9개월은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에 이들은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은 플로리안의 어머니가 사시는 곳의 시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커플과 증인만이 결혼식에 참석했죠. 레이첼은 코로나로 인해 자신의 가족들, 특히 어머니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너무 슬펐다고 하는데요. 이에 결혼식 전 날에는 하루종일 눈물 바람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결혼식 당일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고, 이렇게나 멋진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기쁨으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들은 결혼식 후 피자를 먹고 한참을 산책했다고 하는데요. 이 모든 비용은 30파운드, 우리 돈으로는 약 45,000원 정도가 들었다고 하네요.

결혼식이 끝난 후 이들은 프랑스의 오베르뉴 지방으로 갔습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슬로바키아까지 천천히 여행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되었고 이동 제한으로 인해 텅빈 스키 리조트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프랑스에서 1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이제 정착할 장소를 찾고 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가 이렇게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을 알았으면 밴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물론 레이첼은 밴을 개조한 캠핑카 생활을 사랑하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항상 고장나는 곳이 있고, 비좁으며, 특히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적개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캠핑카에서 생활하며 자연과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으며, 새들과 함께 기상하는 것은 축복과도 같은 일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친구나 가족의 집에 놀러갔을 때 걱정 없이 뜨거운 물을 쓰고, 전기 포트로 물을 끓이며 이런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앞으로도 이렇게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년 전 용기 있는 결정으로 평생의 소울메이트를 만나고, 자신의 삶까지 송두리째 바꾼 레이첼. 앞으로도 남편 플로리안과 즐겁고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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