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남성 사연자 A씨는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여자친구의 집에 처음 가 보고 결혼을 해도 될지 진지하게 고민됐는데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A씨가 생각하는 여자친구는 좋게 말하면 성실하고 철저하며, 나쁘게 말하면 강박적이고 까다로운 사람입니다. 일단 여자친구는 데이트할 때 무조건 약속시간보다 한두 시간은 일찍 나와있습니다. A씨는 이 사실을 처음에는 몰랐다고 하는데요. 이후 이 사실을 알고 '내가 너무 미안해진다'라고 말하자 여자친구는 자신이 일찍 나온다는 사실을 더 숨겼습니다. 일찍 나오는 것이 자기만족인지 고치지 못했죠.
또한 여자친구는 육식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아예 먹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냥 먹기 싫다고 먹지 않고, 거의 먹는 것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커피 아니면 빵, 샐러드, 김밥 정도였죠. 물론 이것도 A씨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A씨가 맞춰갈 수 있는 것이기에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A씨가 여자친구의 집에 가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데 예상했던 듯 당연히 깔끔했습니다. 그러던 중 2리터짜리 생수가 약 50개 정도 신발장에 반듯하게 쌓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자취하면 생수를 사 먹어야 하기에 생수가 쌓여있는 건 이해하지만 솔직히 자취하면서 2리터짜리 생수를 50개씩이나 쌓아두는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도 세탁기만한 서랍장에 가득 쌓여있었고, 섬유유연제도 두 통, 바디크림도 두 통 등 모든 생필품이 늘 과하게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칫솔도 당연히 수십 개가 준비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냉장고나 생필품을 넣어둔 서랍장에는 커다란 포스트잇으로 어떤 물건이 총 몇 개가 있는지까지 다 적혀있었습니다. 계란이 몇 알인지 동그라미로 표시해두었는데요. 아마 한 알을 먹을 때마다 표시하는 듯했습니다.
A씨는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누가 보면 전쟁이라도 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A씨는 여자친구에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했고, 맞춰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집을 보는 순간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 친구도 스스로 자신의 성격이 별나서 결혼하면 상대가 힘들 것이라는 말을 했었지만 그리도 결혼은 A씨와 꼭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A씨도 여자친구의 이런 점만 빼면 코드도 잘 맞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결혼은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같이 있는 공간이 집일 테고, 항상 함께 생활할 텐데 문득 A씨가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씨는 자신이 연애를 나름 많이 해보았고 남 눈치를 보는 성격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여자친구의 집에 가서 편히 앉을 수 없고 눈치가 보였습니다. A씨는 이런 상황에 자신이 결혼을 생각해도 될지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답은 없지만 여자친구가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느껴지는 글이네요. 보통은 콩깍지 씌어서 잘 안 보일 법도 한데 캐치하셨으니 다른 분 만나세요' '어느 정도여야 맞추지..'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꼼꼼한 건데 살다 보면 저런 부분 분명히 부딪히고 지치는 날 옵니다. 뭐든 적당히가 좋을 것 같아요' '어플로 저렴하게 구매하면 양이 그 정도는 돼요' '상식적이지 않은 건 꼭 문제 생겨요. 아이 생기면 더 힘들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