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미혼자'가 아닌 결혼 자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비혼주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것이 남녀 관계의 종착점 처럼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는 이 결심도 사실 쉬운 것이 아닌데요. 얼마 전 한 비혼 여성이 이 문제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A씨의 남자친구는 공부를 오래 했다고 하는데요. 중간에 전공을 바꾸고, 유학도 다녀오고 연구원으로 자리 잡은지는 오래되지 않았고, A씨는 바로 취업해서 15년 넘게 같은 직장에서 일하다, 자신이 모은 돈과 집의 도움을 받아 작은 상가 빌라를 지어 1층은 센터로 운영하고 2층은 남자친구가 전세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입주했고, 3층은 A씨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A씨 커플은 오래 사귀었지만 따로 살았고, 마침 건물 입주할 때 남자친구가 본가에서 독립한다고 해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문제없이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얼마 전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A씨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자신이 수업하는 센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네요.
A씨는 이전에 남자친구의 어머니와는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몇 달 전 남자친구의 동생이 사고로 사망해 장례식장에서 인사드린 것이 다라고 합니다.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A씨에게 조심스럽게 남자친구와 헤어져 달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망설이시다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A씨 남자친구 동생이 사망하며 자식이라고는 A씨의 남자친구 하나가 남았는데 집착이 생겼다고 합니다. 남들처럼 결혼하고 애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게 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자리를 못 잡고 공부를 오래 해서 자리 잡으면 결혼하겠지 했는데 몇 년째 소식도 없고, 결혼에 대해 A씨의 남자친구에게 물어보면 화내고 그래서 기다렸는데 독립해서 나가버렸다는 것이죠.
지금은 사망한 남자친구의 동생이 어머니에게 A씨가 비혼주의라 남자친구는 결혼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여자친구와 같이 사는 것 같다고 해서 혹시 A씨 마음이 바뀌었나 해서 인사 시켜 달라고 하니 또 어물쩍 넘어가기에, A씨 남자친구가 집에 왔을 때 남자친구 핸드폰에서 A씨의 연락처를 찾아서 연락했는데 아무리 연락을 해도 답장이 없고 연락이 안 되어 염치 불구하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본인의 부모님 전화를 다 차단해 두었다고 하네요.
이어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너무 미안하지만 결혼 안 할 거면 더 이상 잡고 있지 말고 놔주라면서 남자친구는 결혼하고 싶은 아이라고 너무 간절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같이 살고 있냐고 묻길래 2층에 입주했다고 하니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그냥 더 나이 들기 전에 정리해 주면 안 되냐고 하길래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비혼이라 결혼 안 할 거고 헤어질 마음도 없다는 이야기는 못하고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 다음에 연락드리겠다고, 다음 수업이 있어서 가보겠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A씨는 처음에 당황스러웠고, 그다음에는 화도 났다가, 공감도 되고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요. 남자친구에게는 넌지시 결혼하고 싶냐고 했더니 A씨가 하자면 당장 하고 싶다고 하는데 A씨는 결혼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이제 나이가 들어서 남자친구 부모님 바람대로 아이 낳고, 남들처럼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A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네티즌들에게 묻고 있는데요.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하면 뭐라고 할지, 그냥 이대로 모르는 척 있을지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고 하네요.
이에 네티즌들은 '남친 놔주세요' 'A씨가 비혼인 걸 숨긴 것도 아니고 기다린 건 남자친구의 선택이에요' '부모님 욕심 아닌가?' 등의 반응이 눈에 띄네요.
비혼인 나에게 '헤어져달라'라고 부탁하는 남자친구의 어머니.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